culture&now 눈에띄네 이공연_7월 음악

러시안 나이트 7월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사천가 7월9일~8월4일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슬라브의 낭만적 감수성 <러시안 나이트>
베토벤 이후 5번 교향곡을 남긴 작곡가는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은 말러, 쇼스타코비치와 함께 빛나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만한 곡이라 평가받는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지나치게 꾸며진 음악이라며 자신의 곡을 폄하했다. 본인의 저평가와는 무관하게도 교향곡 5번은 유난히 다른 장르로 가지를 뻗으며 사랑받는다.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에로이카와 7번, 드보르자크 교향곡 7번 등 올해 다양한 교향곡을 연주하는 서울시향의 심포니 시리즈 세 번째 주인공은 차이코프스키다. 조잡한 음악이라며 작곡자 자신이 냉혹한 혹평을 내린 교향곡 5번은 다른 말로 바꾸면 풍부한 선율이 특징이다. 차이코프스키의 클래식이 아름다운 멜로디 라인으로 대중음악에 쉽게 편입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심포니 시리즈에서는 차이코프스키와 함께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바그너의 지크프리트 목가까지, 슬라브의 감수성을 젊은 지휘자 유라이 발추하의 손으로 만난다.

착한 순덕의 귀환 <사천가>
브레히트의 센테가 대한민국의 뚱녀가 되었다. 브레히트를 이자람 식으로 해석한 첫 번째 창작 판소리극 <사천가>다. 무대는 대한민국 사천이라는 도시, 주인공은 착하고 친절하지만 뚱뚱한 처녀 순덕이다. 브레히트의 서사극 <사천의 선인>을 재구성한 <사천가>는 한이라는 익숙하지만 고루해 보이는 정서를 감각적으로 풀었다. 시대 미상의 중국에서 대한민국 현재로 건너온 이야기는 여전히 선인을 찾는 세 명의 신에서 출발한다. 착하지만 못난 외모에 가려 마음먹은 대로 살기 힘든 순덕에게 신들은 바르게 살라며 돈을 주고 떠난다. 그 돈으로 분식집을 차렸지만 금세 거덜 나고 거지들이 몰려온다. 사랑의 팝 퍼주기로 불쌍한 이웃을 도우려 하지만 몰려드는 거지 등살에 선행도 마음먹은 대로 하기 힘들다. 위험에 처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가짜 사촌오빠로 변장하고 위악을 떨어야 하는 순덕의 신세가 처량하다. 부조리와 위선, 위악으로 점철된 세상에서는 시대에 편승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법이다. 무한 경쟁 사회의 생존법으로는 남을 딛고 약삭빠르게 올라서야겠지만 착하게 살고 싶은 순덕은 아무래도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것 같다. 뚱녀 순덕의 고난사는 끊임없이 갈등해야하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리 밀리고 저리 치이는 순덕의 모습으로 외모지상주의와 무한경쟁, 청년실업, 학력지상주의 등 신물 나게 익숙한 세태를 비틀고 꼬집는다.
<사천가>가 2007년 초연 이후 첫 장기 공연에 돌입한다. 판소리극이 이만큼 오랜 시간 극장에 걸릴 수 있는 저력은 아마도 이자람 때문이다. 이자람을 두고 국악의 대중화를 논하는 건 때늦은 이야기다. 뮤지컬 <서편제>의 관객이 그대로 <억척가>로 그리고 <사천가>로 흡수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뮤지컬 관객을 벽이 높은 국악의 세계로 인도하고 관객의 저변을 확대시킨 이자람의 힘은 물 흐르듯 유려한 소리의 힘에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극작, 작창, 배우까지 소화해온 무거운 어깨의 짐을 김소진, 이승희라는 두 소리꾼 배우와 함께 나눠진다. 판소리는 어렵거나 진부하다는 편견을 한 방에 날려버린 언어유희와 세태풍자에 마임, 막간극, 타악까지 결합한 즐거움까지, 판소리도 재미있다는 한줄 평을 확인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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