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복수는 차갑게, 사랑은 뜨겁게

13년간 감옥에 갇힌 남자가 있다. 이 남자에게는 죄가 없다. 고문과 지난날에 대한 상념으로 지옥을 맛본 남자에게 자유와 황금이 주어진다. 이대로 인생을 새 출발할 것인가, 과거로 회귀해 복수할 것인가. 남자는 피와 살을 녹여서라도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사람들은 그를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 부른다.

알렉산드르 뒤마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21세기 복수극의 교본이자 원형이 되는 드라마다. 1845년에 발표된 동명 소설은 18권에 달하는 방대한 서사로 사랑과 배신, 욕망과 파멸을 그린다면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복수마저 시들게 한 원형적 사랑에 집중한다. 파란만장한 서사의 주인공은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다. 선장이 되어 사랑하는 여인 메르세데스와 결혼하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목표인 그에게 가혹한 운명의 갈고리가 채워진다. 죄목은 나폴레옹의 편지를 운반한 첩자라는 것이다. 단테스는 재판도 없이 악명 높은 샤토 디프 형무소로 송치되고 14년간 투옥된다. 감옥에서 만난 파리아 신부에게서 수학과 철학, 검술을 연마하면서 복수의 칼날을 간다. 죽음보다 가혹한 복수를 위해 변신하는 단테스의 반전은 뮤지컬이 선사하는 일차적 재미다. 뒤마의 원작은 <삼총사>와 마찬가지로 역사적 배경 위에 매력적인 인물을 태우고 힘차게 내달린다. 주인공은 나폴레옹의 몰락 이후 프랑스 왕정복고 시대로 전환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파생된 괴물이다. 선장이 되려는 야욕에 휩싸인 당글라스, 여인을 탐한 몬데고, 권력의 줄다리기에 탐닉한 빌포트까지, 그와 대척점에 놓여있는 악인들은 정치적 야심과 물욕으로 위기를 제조한다. 복수의 화신이 된 몬테크리스토의 기행은 그래서 보는 이를 동참하게 한다.

뮤지컬의 묘미는 치밀한 플롯, 화려한 변신, 극적인 이야기까지 무엇 하나 놓치지 않는 데 있다. 대저택과 감옥, 몬테크리스토 섬, 로마의 축제를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공간은 영상을 결합한 무대 장치로 실재감에 다가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추리와 모험, 낭만주의를 결합하면서 가장 대중적인 즐거움을 획득하는 데 성공한다. 통속극이란 대중의 사랑이 담보되기에 생명력을 갖는다. 복수의 서사와 카타르시스에서는 추리소설의 치밀함을, 바다 위 해적선과 보물섬의 풍광은 모험소설의 재미를, 그리고 순정의 테마로 로맨스를 품었다. 변화무쌍한 장르의 줄다리기 속에서 주인공 단테스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그리고 다시 순수한 본연의 자아로 회귀하는 여정에 오른다. 절망에서 피어난 사랑은 여전히 아름답다. 뮤지컬은 복수 자체가 선사하는 카타르시스보다 자아를 회복하는 단테스의 심경에서 드라마의 꽃을 피운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격정적 순간마다 폭발하면서 감성을 잊지 않는다. 화려한 복수 뒤에 찾아오는 허망함조차 서정적이다._공연월간 씬플레이빌(www.sceneclub.com) 4월호

공 연 명: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공연기간: 2013.6.8.-.2013.8.4
공연시간: 화-금 20:00 토·일·공휴일 15:00 19:00
공연장소: 충무아트홀 대극장
원    작: 알렉산드르 뒤마
작    곡: 프랭크 와일드혼
작 ·작사: 잭 머피
연    출: 로버트 요한슨
제    작: ㈜EMK뮤지컬컴퍼니
티켓가격: VIP석 130,000원 R석 110,000원 S석 80,000원 A석 50,000원
문의예매: 02.2230.6600

INFORMATION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실화였다고? 극적인 드라마로 알려진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사실 실화에서 탄생했다. 파리 경찰청 기록보관소에 묻혀있던 실제 기록을 뒤마의 상상력으로 살을 보태 만들어진 것. 1807년 프랑수아 피코라는 실존 인물이 영국의 스파이라는 누명을 쓰고 프리네스트렐의 한 성에 감금된다. 절친 마티외 루피앙이 피코의 약혼녀 마르가리타를 빼앗기 위해 벌인 음모였다. 감옥에서 만난 한 남자는 피코에게 숨겨둔 보물의 행방을 알려주고 부를 획득한 피코는 조제프 뤼셰르라는 이름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약혼녀는 이미 루피앙의 아내가 되어 있다. 이름만 바꿔보면 <몬테크리스토 백작>과 한 치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소설의 극적인 드라마가 완벽하게 재현된 이야기였다니, 현실은 드라마만큼 놀랍다. 2009년 스위스에서 초연된 뮤지컬은 국내 무대에서 드라마를 강화시켰다. 체코 뮤지컬 <잭 더 리퍼> <햄릿>과 마찬가지로 국내 정서에 맞게 재창작된 것. 연출은 <엘리자벳>, <황태자 루돌프>, <레베카> 등의 유럽 뮤지컬을 소개해온 베테랑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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