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WATCH TV>온에어와 오프 더 레코드 사이

‘뉴스는 세상의 창이다. 드라마는 인간애를 기본으로 한다.’ 드라마와 뉴스가 인본주의로 흘러가야 한다는 신념은 이제 화석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이제 진짜 봐야할 소식은 텔레비전 대신 트위터나 인터넷에 있음을 안다. 냉소가 미덕이 되고 있는 세상이다. 그래서 방송은 진실을 담아야 한다고 말하던 거짓말 같은 이상주의를 다시 믿고 싶어진다. _씬플레이빌 8월호

이상이 리얼리티가 되는 공간 <뉴스룸>
미드 좀 본다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소문난 HBO 신작. 이유인즉슨 <웨스트윙>의 아론 소킨이 <소셜 네트워크>와 <머니볼>을 거쳐 모처럼 TV 시리즈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배경은 뉴스전문채널의 프라임 뉴스를 제작하는 스튜디오, 이야기는 안하무인 유아독존의 저명한 앵커와 옛 연인이었던 여자 프로듀서가 만나 새로운 뉴스를 준비하면서 시작한다. <웨스트윙>이 백악관을 배경으로 대통령, 보좌관, 언론 고문, 비서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뭉클하게 그렸던 것처럼 <뉴스룸> 또한 첫 회부터 스튜디오 내 등장하는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어루만지며 성공적인 첫 비행을 시작했다. 시청률 지상주의를 쫓는 네가티브 뉴스가 아니라 시청자에에 유익한 진짜 뉴스를 만들겠다는 고리타분한 신념이 올곧게 들리게 하는 것은 역시 작가의 힘이다. “미국이 왜 위대한 나라인가”라는 학부생 특유의 나이브한 질문에 시니컬하면서도 지적인 속사포 답변을 내놓는 오프닝에서 이미 이 드라마를 사랑할 준비를 하게 된다. 이상이 결코 판타지로 끝나지 않는 아론 소킨의 세계가 지금 다시 펼쳐진다.
장르 드라마|제작 아론 소킨, 스콧 루딘|연출 그렉 모톨라 외|출연 제프 다니엘스, 에밀리 모티머|방송 미국 HBO |2012.06.23.-토 22:00

열정이 비웃음 당하지 않기를 <미녀 혹은 야수>
2년 연속 시청률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JBC TV 이브닝 뉴스프로그램이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해외파의 유능한 프로듀서를 고용하고 3개월 만에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는 것. 마침 같은 날 예능국 출신 디렉터가 좌천되어 오면서 새로운 뉴스룸이 꾸려진다. 매사에 완벽을 추구하는 여자 프로듀서와 건들거리지만 인간적인 피디의 저울질이 근사한 뉴스를 완성하는 과정이 즐겁다. 시청률의 여왕 마츠시마 나나코와 일본 여성들의 꿈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만들어내는 티격 태격 러브 코미디 사이로 촘촘하게 쌓이는 방송가 이야기가 재미를 더한다. 특히 스튜디오의 시청률은 아랑곳 않고 새만 쫓아다니는 음향기사, 젊고 예쁜 후배에게 자리를 내줘야 하는 순간 노병은 죽지 않음을 보여주는 베테랑 앵커의 에피소드는 정량의 드라마와 뭉클함을 선사한다. 숫자로 치환되는 시청률 대신 인간을 말하는 주제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까지 조명하는 드라마의 태도와 일맥상통했다. 언론 총파업 중인 대한민국을 비춰보면 낯간지러운 교훈 따위 눈 질끈 감아줄 수 있을 정도로 부럽게 느껴진다.
장르 드라마|작 요시다 토모코|연출 미츠노 미치오|출연 마츠시마 나나코, 후쿠야마 마사하루|방송 후지TV|2003.1.9-3.20

밑줄 긋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노희경의 드라마를 볼 때마다 일과 사랑 그리고 가족애를 배운다. 작가가 움직이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나 자신 같고 나의 모자란 연인 같고 애증의 가족 같아 보인다. 방송국을 배경으로 한 일과 사랑이라는 콘셉트의 <그들이 사는 세상>은 노희경의 드라마 중 가장 젊고 편해 보였다. 감각적인 화면 분할과 미드식 구성, 아포리즘을 쏟아내는 내레이션에 소수가 응답했고 다수는 낯설어했다. 하지만 중첩되는 내레이션 속에서도 쌓여가는 캐릭터는 인간 탐구 보고서를 완성한다. 사랑 앞에 거침없는 주준영(송혜교)의 화법을 부러워하고 감추고 방어하는데 급급한 정지오(형빈)의 방식에 감정이입된다. 이렇게 밑줄 치고 싶은 대사로 가득한 드라마는 훌륭한 연애학 개론이기도 했다. 지금 연애의 반성은 항상 다음 사랑에게만 대입할 수 있다는 건 씁쓸한 사랑의 속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드라마를 보며 지난 사랑을 반성하고, 다가올 사랑의 화법을 예습할 수 있었다. 아직도 정지오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가끔 주준영을 흉내 내면서 지금 이 사랑에 충실하길 바라본다.
장르 드라마|작 노희경|연출 표민수|출연 송혜교, 현빈, 엄기준, 배종옥|방송 KBS2 | 2008.10.27-2008.12.16




트위터